Date : 5월 8, 2017
“카약은 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자연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도구예요.”
카라반캠프의 이호상 과장이 이번 카약 탐험에 앞서 했던 말이다. 여기에 배낭, 등산화 등 여러 도구 역시 그런 역할을 한다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이들 대개가 함부로 ‘물의 영역’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끝내 수긍하고야 말았다.
그러면 자연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일은 어떠한 가치가 있을까? 깊이 들어간다는 건 그 안에서 머무르기만 하는 건 아닐 것이다.
변화하는 자연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것이 그 깊이에 대응하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폭풍우에 휩쓸리거나 뜨거운 햇볕을 견디는 일 등 말이다. 어쨌든 자연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된다면 인간이 편하게끔 설계된 도시에서와 다른 경험을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이 그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카라반캠프의 이호상 과장은 카약을 통해 자연의 깊이를 어느 정도 경험해본 사람이다. 급류 카약이 그의 주 전공인데 수년간 주말마다 거친 물살을 헤치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이런 경험이 쌓인 덕분인지 잔잔한 호수 위에서 그는 한껏 여유로웠다.
일행이 탈 여러 대의 카약을 혼자 가뿐하게 옮기는가 하면 물 위를 자유자재로 다니며 바이챈스 팀을 이끌었다. 또 여정이 끝난 뒤에는 가지고 온 카약을 정성스럽게 닦고 날랐다. 고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모양새는 분명 거친 자연 속에서 수없이 단련된 결과이리라.
“카약을 타는 건 사실 쉽지 않아요. 물살이 센 곳에선 위험하기도 하죠. 그런데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자연을 느끼려면 꼭 거칠고 험해야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조용한 곳에 배를 띄우고 누워서 쉬었다가 와도 자연 속에 있는 거잖아요. 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연을 느끼고 배웠으면 좋겠어요.”
이번 카약 탐험의 원래 의도는 ‘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곳에 가자’는 것이었다. 인적이 드문 포인트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편안히 쉬었다가 돌아오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대상지를 파로호로 잡았고 그 안에 있는 무인도 다람쥐섬에서 여유를 부리고자 했다.
그러나 늘 그랬듯 이번에도 그 계획은 틀어졌다.
카약 초보자로 이뤄진 일행은 왕복 3시간여 동안 쉬지 않고 패들을 돌렸고, 손정호·임상혁 두 배스 마니아를 앞세우고도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